
서울 가을 산책일기 — 궁궐 단풍, 화담숲, 그리고 호박 쿠키
남산 단풍길, 덕수궁 돌담, 창덕궁 후원, 화담숲 케이블카. 서울의 가을을 네 번 걸었어요.
은행잎 밟는 소리, 라떼에서 올라오는 김, 처마 너머 햇살 — 그 계절이 왔어요.
한눈에 보기
| 일정 | 장소 | 키워드 |
|---|---|---|
| DAY 1 | 남산타워 공원 → 덕수궁 돌담길 | 단풍 산책, 초콜릿 와플 |
| DAY 2 | 화담숲 (경기도 광주, 서울에서 차 2시간) | 케이블카, 모노레일 팁, 파전+막걸리 |
| DAY 3 | 창덕궁 후원 → 경복궁 | 은행나무, 부용정 연못 |
| DAY 4 | 서울숲 | 플랫 화이트, 호박 쿠키 |
DAY 1: 남산 단풍길과 덕수궁 돌담
골목 카페에서 시작
가을 아침은 커피로 시작하는 거예요. 골목 안쪽 작은 카페에 들어서면 에스프레소 머신의 쉬쉬 소리 사이로 재즈가 흘러요. 라떼 한 잔을 받아 들면 — 손바닥이 따뜻해져요. 그렇게 하루가 시작돼요.
남산타워가 보이는 공원
카페를 나서면 공원까지 금방이에요. 공원에 들어서자 붉은 단풍 사이로 남산타워가 보여요. 파란 하늘에 탑이 찍히고, 그 아래로 빨강과 노랑이 겹겹이 쌓여 있어요.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 서울 시내 전경까지 한 프레임에 들어오거든요.

덕수궁 돌담길
남산 공원에서 덕수궁까지 걸어서 30분, 버스 타면 5분이에요. 돌담을 따라 걸으면 담장 위로 궁궐 지붕이 살짝 보여요.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을 밟으며 천천히 걸었어요. 담 안쪽도 걸어볼 만해요 — 돌바닥이 차갑고, 처마 그림자가 길어요.

와플 한 입
궁궐 앞 와플 가게에 줄이 길었어요. 벨기에 다크 초콜릿 아몬드 와플(Belgian dark chocolate almond waffle)을 한 입 베어 물었는데 — 아몬드 버터가 짭짤하면서 고소해요. 겉은 바삭하고, 안은 따뜻해요. 걷느라 지친 다리에 단맛이 스며드는 기분이에요.
근처에 정동전망대가 있는데, 무료로 덕수궁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어요. 위에서 보는 궁궐은 또 달라요 — 기와지붕 사이로 단풍이 끼어 있어요. 운영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세요.
DAY 2: 화담숲 — 서울 밖 2시간의 단풍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경기도 광주. 산속 단풍은 도심과 비교가 안 돼요. 빨강이 선명하고, 강렬해요.

케이블카 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데 붉은 잎이 눈높이에서 지나가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아요. 살짝 흐린 하늘이 오히려 색을 더 진하게 만들어 줘요.
표 구하기 — 팁 하나
이곳은 표가 정말 어려워요. 온라인으로 입장권을 살 수 있는데, 매진이더라도 계속 새로고침해 보세요 — 취소표가 종종 나와요. 모노레일 티켓은 별도 판매인데, 이건 더 구하기 힘들어요.
근데 정상까지 50분 등산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올라갈 때 걸으면서 단풍을 보고, 내려올 때만 모노레일을 현장에서 사는 방법이 있어요. 실제로 내려오는 모노레일은 줄이 거의 없었어요.
연못 옆 점심
입구 푸드코트에 야외 좌석이 있어요. 연못 바로 옆자리에 앉았어요. 파전(Korean savory pancake), 김밥(kimbap), 어묵(fishcake)을 시키고 — 파전에 막걸리(makgeolli, Korean rice wine) 한 잔을 곁들였어요.
바삭한 파전 한 조각을 찢어서 막걸리 한 모금. 연못 위로 빨간 잎이 떠다녀요. 가을 오후를 이보다 잘 보내는 방법은 모르겠어요.

DAY 3: 안국동 — 궁궐과 은행나무
안국역 근처예요. 서울에서 궁궐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동네예요.
노란 거리
이 근처는 은행나무가 많아요. 10월 말이면 거리 전체가 노래져요. 카페 창밖으로 은행나무가 보이는데 — 노란 잎 사이로 햇빛이 부서져요. 시간이 남아서 카페에서 밀린 작업을 했어요. 주변에 공부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이 많아서 — 저도 덩달아 집중이 잘 됐어요.
런던 베이글 뮤지엄, 세 번째 도전
세 번째 도전이에요. 대기 인원 158명. 포기했어요. 다음에. 길 건너편 빵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궁으로 향했어요.
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비원)은 가을에 표가 금방 매진돼요. 다행히 마지막 시간대에 몇 장 남아 있었어요. 후원은 조선 시대 왕과 왕족의 사적 공간이었어요 — 정원, 연못,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이어져요. 마지막 시간대라 사람이 적었어요.
영어 가이드 투어도 있었지만, 제 속도로 걷고 싶어서 자유 관람을 선택했어요. 역사가 궁금하면 가이드 투어를 추천해요 — 나무 한 그루, 연못 하나에도 이야기가 있거든요.
부용정 연못에 도착했을 때 — 붉은 단풍이 수면에 비쳐요. 위아래가 똑같이 빨개요. 한참 서 있었어요.

경복궁의 어머니 나무
후원을 나와서 경복궁까지 걸었어요. 궁 안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어머니 나무라고 불려요. 수령 500년 이상. 사진으로는 크기가 전해지지 않아요 — 직접 나무 아래 서 봐야 알아요. 노란 잎이 바닥까지 두껍게 깔려 있었어요.
경복궁은 한복(hanbok, traditional Korean dress)을 입으면 무료 입장이에요. 궁 밖에 대여 가게가 줄지어 있어요. ₩15,000–25,000 정도 — 2–3시간 기준이에요.

DAY 4: 서울숲의 가을
숲이 보이는 카페
서울숲 바로 옆 카페 2층에 앉았어요. 창밖으로 숲 전체가 보여요. 플랫 화이트(flat white)와 허니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는데 — 이 커피, 한국에서 마셔본 중 손에 꼽아요. 케이크는 쫀득한 식감에 꿀이 배어 있어요. 햇살이 테이블 위로 비치는 동안 천천히 마셨어요.

미로 같은 공원
올해 가을은 유난히 따뜻해서 단풍이 덜할까 걱정했는데, 충분히 선명했어요. 서울숲은 미로 같아요 — 돌아다닐 때마다 새로운 공간이 나와요. 강아지들이 뛰어노는 잔디밭, 사슴 우리, 갈대밭. 길을 잃어도 괜찮은 곳이에요.

늦은 밤, 호박 쿠키
집에 돌아와서 호박 베이킹을 했어요. 한국에서는 호박 퓨레(pumpkin puree)를 구하기 어려워서 직접 만들었는데 — 큰 호박 하나가 이만큼밖에 안 나와요.
버터를 갈색이 될 때까지 끓이고, 설탕 한 컵, 달걀노른자, 호박 퓨레, 호박 스파이스 믹스(pumpkin spice mix) 한 스푼, 베이킹소다 반 티스푼, 꿀 한 스푼, 밀가루 한 컵 반. 반죽을 냉장고에서 한 시간 식힌 뒤 오븐에 30분.
발은 아프고, 카메라 배터리는 다 닳고, 손에는 호박 반죽이 남아 있어요 — 서울의 가을은 그렇게 끝나요.
Practical Notes
| 장소 | 정보 |
|---|---|
| 남산타워 공원 | 단풍 시즌 10월 중순–11월 초. 타워 전망대 10:00–23:00 |
| 덕수궁 | 09:00–21: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1,000. 돌담길은 24시간 보행 가능 |
| 화담숲 | 경기도 광주, 서울에서 차 약 2시간. 온라인 사전 예매 필수 |
| 창덕궁 후원 | 09:00–18:00. 후원은 별도 예약 필수 — 가을엔 빠르게 매진 |
| 경복궁 | 09:00–18:00 (화요일 휴관). 한복 착용 시 무료 입장 |
| 서울숲 | 24시간 개방, 무료 |
| 교통 | 지하철+버스로 대부분 이동 가능. 화담숲만 차량 필요 |
| 환율 | 한국 원(₩) 사용. 현재 환율은 xe.com에서 확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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